고물

2023. 4. 12. 11:57창작(creation)

고물

 

녹슨철근,찌그러진 자동차

건축물 폐자재 끝자락에

휑하니 내 팽겨쳐져

썩을대로 썩어

고름인양 뻘건 녹물이 빗물에

흘 러 내린다.

 

이놈도

한때엔

어느 고속도로에서

어느 농촌에서

우리네 발이 되어 주고

흑소처럼 밭을 갈았을 것을...

성난 공룡처럼 발동기 굉음을 내며 힘을 썼을

그 물건이

지금

내 앞에서

빅토리아 연꽃처럼

마지막 꽃을 피운다.

 

2018.12.06 - 생림에서 나를 보다.

'창작(cre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목 그리고 무빙화(霧氷畵)  (0) 2023.04.14
응시  (0) 2023.04.13
누워서 달을 보다  (0) 2023.04.12
보리암(菩提庵) 약숫물  (0) 2023.04.11
정중동 [靜中動]  (0) 2023.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