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단지야

2023. 4. 13. 21:59진주

남덕유산/이동훈(시인 사진작가)

 

산을 바라보았다.

산을 스쳐가는 바람소리.

낮게 스미는 빗소리를 들었다.

 

나는 어느 생에 이 길을 걸은 적이 있었던 듯

어둠에 젖은 길 위로 인생의 서러움이 비로 내렸다.

 

모시대

꼬리풀

노루오줌

꽃은 피어 지천에 깔렸어도

산속의 발길은 못내 무거워

이생에는 끝내 넘지 못할 이 서러운 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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