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지 가창오리 군무

1월22일 동림지 저녁은 약한 눈발 날리며 매섭고 코끝이 찡하니 차갑기만 하다 . 먹구름속 해가 떨어지고 한참을 기다리는데 뭔가 하늘과 지축을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동림지 주변에서 무서운 기세로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작은 점이 모이고 흩어지고 다시 모이면서 만들어내는 군무는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공연. 붉은 노을을 도화지 삼아 3∼4㎞의 대열을 형성한 가창오리 떼가 전투기처럼 빠르게 날아가더니 순식간에 토네이도를 닮은 거대한 회오리 모양을 만드는 등 변신을 거듭한다.

팽이처럼 빠르게 회전하던 회오리가 부메랑으로 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초. 이어 두 무리로 갈라진 가창오리 떼가 정면으로 부딪치기도 하지만 비행의 고수답게 충돌하는 일 없이 점과 점 사이의 좁은 공간으로 파고들어  다시 거대한 생명체를 만든다. 그리고 짙어진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마치 도라도라의 전투기소리인가.조조의 백만대군 소리인듯 강한 포스가 느껴진다.

전북 고창군 성내면 신성리 당사동  2012.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