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 11:58ㆍ사찰순례
해인사 마애불- 마애불(磨崖彿)은 말 그대로 암벽에 새긴 불상. 한국과 인도·중국·일본 등에 퍼져 있다. 세계 최대의 마애불은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 각각 높이 52.5m, 34.5m인 2 기의 거대한 불상이다. 2~5세기경 쿠샨 불교왕조 때 축조한 것이라고. 하지만 2000년 5월 사라졌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슬람을 모독하는 유산이라며 로켓탄으로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 마애불은 2~3세기 인도에서 석굴사원을 조성하면서 처음 시작됐다. 서역과 중국을 거쳐 한국에 전해진 건 6세기 무렵. '백제의 미소'로 알려진 서산 마애삼존불도 이때 작품. 높이 2.8m의 본존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쾌활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 천진한 장난꾸러기의 미소와 닮았다. 차가운 바위에서 이토록 해맑고 따뜻한 웃음을 찾아낸 백제인들의 심미안이 놀랍다. 8세기 신라로 건너오면서 조각기법이 한층 화려해졌다. 경주 남산의 칠불암 마애불상군, 신선암 마애보살상, 용장사지 마애불좌상 등이 그것. 고려 때는 규모가 훨씬 커진다. 파주 용미리 마애불은 17.7m이며 내금강 묘길상 마애불은 좌상인데도 15m나 된다고. 마애불은 미륵 신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석가모니 입멸 56억7000만 년 후 미륵보살이 사바세계에 하생하여 미륵불로 성불해 용화수 아래에서 대중을 구제한다는 신앙. 고려 시대에는 민간에서 골짜기와 야산에 대형 미륵불과 마애불을 조성해 미륵하생을 서원했다. 은안동 제비원, 파주 용주사, 고창 선운산 도솔암 미륵이 그때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