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카파

2023. 7. 7. 19:00사진자료실

한 장의 사진...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로버트 카파 저

김영선 의원측에서 기자에게 거짓말을 하고 오히려 항의했다가, 그냥 사진 한 장에 모든 것이 종결된 모양입니다. 본인이 한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본인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의 관계에선 일단 부인하고 보는 것이 현장에서 정설로 인식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에겐 더더욱 말이죠. 경향신문 이상호 기자가 촬영한 저 한 장의 사진을 보면 참 많은 메시지가 함축되어 담겨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증거사진으로 반박할 여지가 없는 구도여서 더욱 돋보입니다. …… 블로그에 포스팅 할 때도 사진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수능 언어영역 전국 상위 1%, 백만 단어의 어휘력에 소유자라 할지라도 메시지를 담은 한 장의 사진에 위력 앞에는 무릎을 꿇어야지요.공적, 사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촬영할 때 “나도 사진에 메시지를 담아야 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든 『로버트 카파』 생각이 나서 과거에 읽었던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1913년 10월 22일에 출생한 그의 본명은 앤드레 에르노 프리드만(Endre Erno Friedman)입니다. 1954년, <라이프>의 요청으로 인도차이나전쟁을 취재하러 베트남으로 이동, 5월 24일 베트남 전선에서 조금이라도 더 실감나는 사진을 얻기 위해 전진하다 지뢰를 밟고 폭사하기까지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유명한 종군기자이자 보도사진가입니다. “삶과 죽음의 확률이 반반이라면 나는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길을 택하겠어” 라고 공언할 정도로 로버트 카파는 어떠한 현장이라도 사실을 알리는 촬영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전쟁터에 뛰어 내리며 죽는 그 순간까지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데 혼신을 다한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이런 자기 희생과 위험을 무릅쓴,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투철한 취재정신을 일컬어 카파이즘(Capaism)이라고 할 정도로 하나의 사상으로, 또한 저널리스트의 중요한 정신으로 로버트 카파는 현세에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종군 일기 형식의 글과 카파의 사진들 중 대표적인 흑백 사진들로 구성되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사진을 찍는 어떤 스킬을 얻기 보다 그의 사진철학에서 나오는 사진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와, 더불어 전쟁의 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가장 유명한 두 개의 사진만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1936년 스페인 코르도바 전선에서 촬영한 어느 인민전선파 “병사의 죽음” 입니다. 로버트 카파의 가장 대표적 사진 중 하나이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해준 사진입니다. 스페인 내전 당시 한 병사가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지는 극적인 장면을 포착한 사진인데 보시는 바와 같이 그 순간이 너무나도 리얼한 나머지 가짜 논란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저 순간은 아마 신이 주시기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해안 오마하 해변에 상륙 중인 미군 공격 제1파 부대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정신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렀지만 결국 정신을 잃고 의료 수송선에 실려 후송됩니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 온 뒤 암실 조수의 실수로 사진을 인화하면서 필름이 망가지는 바람에 총 106장의 사진 중 고작 8장만 건지게 되는데요. 이 작업 시 열을 받아 흐려진 저 사진은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slightly out of focus)”라는 <라이프>의 설명으로 더욱 유명합니다. 수많은 포탄과 총탄, 파도에 쓸려 뒹구는 시체 사이로 정신 없이 촬영하다 필름이 없어 배로 되돌아 왔지만 해안에 오르지 못했던 것에 “본인은 비겁자”라며 자책했을 정도로 용맹스러운 사진기자입니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너무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if your pictures aren’t good enough, you’re not close enough)』 by Robert Capa 사진 찍을 때 항상 되 내이는 말입니다. (사실 망원 렌즈가 최곱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