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고양이석상 이야기

2023. 9. 29. 13:22사찰순례

猫石像

세조

상원사 고양이석상 이야기

오대산 상원사에는 세조와 얽힌 이야기가 있는데, 이 고양이들이 상원사에 들른 세조의 바지자락을 물며 법당으로 못 가게 막아섰다. 의심도 많은 세조가 이상하게 여겨 법당 안을 뒤져보니 그 안에 재수도 더럽게 없던 자객이 있었다는 이야기. 이리하여 이 고양이들은 전용 밭을 하사 받고(!) 석상까지 만들어져 후세에 전해지게 되었다.[3] 이와 비슷한 일화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금강산 정양사(正陽寺)가 있다.[4]
 
한 석상은 목이 좀 긴데, 얼굴이 닳아 없어진 것이고 위에는 관(冠)을 쓰고 있던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사실은 고양이상이 아닌 사자상이다. 우측이 암사자고 좌측이 수사자인데, 자세히 보면 수사자상의 목에 갈기가 있다. 실제 사자를 보지 못하고 불경에 묘사된 내용만 접하다보니 결과물이 좀 이상해진 것이다. 비슷한 예로 분황사 모전석탑에 있는 사자상이 물개상으로 오인된 적이 있다.

따라서 세조와 관련된 설화는 사찰에서 사자상이 가지는 의미를 알지 못했던 조선시대 사람들이 모양의 유사성만 보고 지어낸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5][6] 또한 조선 임금은 전쟁이라도 나지 않는 이상 도성 80리 밖을 나가지 않는 것이 법도였다. 거기다가 고려와 조선왕조는 국왕이 강원도 근처라도 간 적이 없다. 더군다나 험준한 태백산맥이 가로막아서 불과 1960년대만 해도 서울에서 강원도를 가려면 경상도까지 간 다음 북상해야 했다. 영동고속도로 1971년에 만들어졌다. 물론 세조의 호불성향을 감안하면 강원도의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상원사에 다녀왔을 가능성도 아예 없다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것이 상원사 고양이상 설화의 역사적 신뢰성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다만 세조가 상원사에 간 것 자체는 사실로 보인다. 어가동순록, 평창 상원사 중창권선문, 피 묻은 적삼 등의 실제 유물들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 세조가 상원사 간 사실에 대해 스스로 일기까지 썼는데 굳이 안 갔다고 주장하는게 더 이상하다. 애초에 상원사에 세조가 도착하고 이를 기념하여 과거시험을 열었다는 내용이 조선왕조실록에까지 그대로 기록되어 있는데# 저런 주장을 하는 것은 실록조차 제대로 안 본 것이다.

강화 전등사 대웅보전 추녀 밑에는 벌거벗은 여자상(裸女像)[7]이 있고, 순천 송광사 일주문 계단의 소맷돌에도 원숭이상이 있다.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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